투자 메모

벤처 캐피탈리스트라는 꿈...

도깨비사장 2021. 9. 19. 14:00

벤처 투자가 왕성하고, 그로 인한 창업 활동도 왕성해지며, M&A와 엑시트가 빈번하다는 뜻은 무엇일까?

내가 얼마 전에 책을 하나 읽었는데, "중국 경제의 추락에 대비하라"라는 책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핑크빛 낙관론이 굉장히 널리 퍼져있어서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고 싶어서 부정적인 책을 일부러 읽어봤다. 물론, 동의할 수 있는 얘기도 있었지만 동의하지 못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중 동의할 수 있는 얘기는 우리나라도, 일본도 경기 침체의 충격을 맞게 된 것은 '투입'중심의 경제에서 더 이상의 생산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갖지 못하게 되고, 그렇지만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갖게 할 만큼의 고등의 상품을 만드는 기술이 없는 그 시기에, '투입'경제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경제의 체질이 바뀌는 과정을 겪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반까지는 대기업 중심의 국가 성장, 몇몇의 재벌 기업들의 국가의 경제의 체질을 결정짓는 구조였고, 기술을 카피해서 저렴한 임금에 의존해서 판매했다. 비슷한 이유로 일본도 그렇게 경쟁력을 잃어갔다. 일본에 4년간 체류를 하고 있는 동안 왜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그 답을 유추하고 있는 데 그것은 바로 벤처, 스타트업의 멸종이다. 일본 내에서의 벤처와 스타트업의 투자 규모는 우리나라보다 적다 GDP가 거의 3배 가까이 차이 나는 형국에 우리나라보다 작다는 것은 유의미하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로 일본은 아직도 현금을 써야 하는 곳이 많다. 오래 살수록 더 느낄 것이다. 물론 큰 대형 체인이나 마트는 이제 카드 다 쓸 수 있다. 그것도 몇 년 전에는 더욱 없었고 라인 페이나 , 페이페이, 라쿠텐 페이, 애플 페이 등등의 바람이 불면서 이렇게 된 것인데, 굉장히 느리고, 국제 면허를 바꾼다던지, 아니면 관공서에서 이주 신고를 한다던지, 백신 신청, 교통, 여행,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정말 느리다. 그리고 매우 조심스럽다. 옛것을 추구하고 그리워한다. 장인 정신이 신성시된다. 제조업의 부흥을 외치며, 기존 기술에서의 혁신만을 외친다.

난 혁신에는 두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 내에서의 혁신, 방식 자체가 바뀌는 파괴적인 혁신, 예를 들어, 사람이 직접 기계로 가공하던 공장에서 CNC를 이용해 소프트웨어로 도면을 만들고 자동으로 가공한다면 기술 내에서의 혁신이고, 가공이라는 개념 자체를 깨고, 젤리를 만들듯이 프린팅 하면 어떨까?라는 식에서 나온 3D 프린팅은 파괴적 혁신이다. 그리고 이 파괴적 혁신은 기존 기술을 상향시키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해결된 문제가 제한하던 산업의 범위와 경제성, 창의력의 제한이 풀리면 파생되는 패러다임의 변화는 나라의 경제를 지지할 정도로 엄청나다. 주로 벤처기업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이것은 선진국의 기술을 카피하고 응용하는 수준이던 '투입'중심의 경제에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경제적 효용을 직접 찾아야 하는 '창조'중심의 경제로 이동할 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나는 그 결과 일본은 실패했고, 한국은 성공의 길을 잘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보라, 벤처 기업이 몇개나 되나 한번 세보라, 마이크로소프트도, 애플도, 테슬라,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전부 스타트업이었다. 지금의 현재는 20년 전의 과거의 스타트업이 지배한다. 그것이 '창조'중심의 경제의 특성이고, 다른 말로 얘기하면 현재는 20년 후의 미래이다. 벤처와 스타트업이 왕성하고 투자활동도 왕성하며 M&A를 꺼리지 않는 사회는 단순히 활동적인 사회가 아니다. '창조'중심의 경제의 핵심이다. 다른 말로 얘기하면 현재 자라나고 있는 벤처기업이 없다면 그들을 키워낼 수 없는 사회와 경제 자본은 부강해질 수 없다. 저출산 문제와 비슷한 맥락이다. 저출산 문제가 무서운 건 절대 한순간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20년 후의 인구수는 거의 정해지게 되고 과거에 정해진 그 수치는 절대 바꿀 수 없다. 그것이 그 나라의 성장 한계를 낮추고, 혁신을 갉아먹는다. 그러나 시간을 과거로 돌려 출산할 수는 없기에 지켜볼 수밖에 없다. 벤처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벤처는 이 나라의 국력이며, 이 나라의 미래고 한계이다. 나는 정말 이 분야에 최고가 되고 싶다. 이 나라가 조금이라도 강해지고 부흥하는 쪽으로 이끌고 싶으며,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나도 창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하고 노트에 아이디어를 적어 놓는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기발할 방법으로 인류의 숙제를 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 아이디어 훌륭하다면 기꺼이 밀어주고 싶고, 그들이 바꿀 미래를 같이 상상해보고 싶다. 과학은, 기술은, 가만히 있어도 매일 발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가만히 있는 다면 그 어느 것도 앞으로 가지 않는다. 쉬워 보이고 당연해 보이는 진전도, 그 속에는 처절한 몸부림이 있다. 그리고 꺾을 수 없는 뜻이 그렇게 이끈 것이다.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 내가 조금이나마 바꾼 미래 속에서 죽고 싶다.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일을 하고 싶고 살아가고 싶다. 그게 내 인생의 이유이고 매일 이런 헛되보이는 글을 쓰고, 12시간씩 매진하며, 다짐하는 이유이다. 나에게 벤처투자란 그런 의미이다. 나와 맞는 사람들과 같이 꿈을 꾸며, 세상을 바꾸는 상상을 하고 싶다. 지금은 조금 외롭다는 생각을 한다. 나의 일을 너무 사랑하지만 같이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도 그런 상상을 한다.

'투자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을 보내고,  (0) 2021.12.29
ESS는 꼭 필요할까?  (0) 2021.09.27
내맘대로 쓰는 미래 1  (0) 2021.09.13
스마트팜에 대한 내 관점  (0) 2021.03.30
전기차 시대 무슨 주식을 사면 좋을까?  (0) 2021.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