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메모

성장주를 사는 바보

도깨비사장 2022. 4. 12. 17:39

하이! 도지!

<22년 시장 분위기, 성장주는?>

2020년의 광풍 같았던 IPO시장과 스팩 시장의 붐이 어느 정도 잦아들고, 공급망 이슈로 비롯된 인플레이션은 2021년 11월부터 연준의 비둘기파들을 전부 변모시켰다. 작년 3월경에 미국채 10년 물이 1.7%를 찍었을 때, 성장주들은 급격한 하락을 맞이했었던 적이 있다. 연준의 점도표가 매섭게 올라가는 지금, 10년 물은 2.7%를 돌파했다. 그리고 작년 3월처럼 성장주들은 겨울을 맞게 되었고, 밸류에이션도 크게 떨어졌다.

 

기준 금리는 돈의 가치 그자체를 의미한다. 돈이라는 것은 재화를 살 수 있는 신뢰성이 보장된 교환 수단으로 돈의 가치가 상승한다면 상대적으로 재화들의 가치를 줄어들어 보이게 된다. 간단히 얘기해 코로나 기준금리 0.25%의 제로 금리 때의 만원과 기준 금리 상승(2~3%)의 기대로 10년 물 금리가 2.7%가 넘어가는 현재 시점의 만원은 가치가 다르다. 그렇기에 만원으로 살 수 있는 재화의 량도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식이 떨어지는 것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처럼 매우 직관적이고 단순한 원리이다.

 

조금 더 주식스럽게 얘기하면 현금흐름할인법으로 주식의 주당 가치를 계산할 때, 무위험 수익률의 기준으로 잡는 국채 5~10년 물의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기대 수익이 올라가게 되고 기대 수익의 상승으로 리스크는 증가하는 셈이 된다. 커진 리스크를 고려하고 계산한 미래의 현금 가치는 당연히 줄어든다. 같은 수익을 가정했는데, 리스크가 낮아지는 경우와 높아지는 경우 두 가지를 가정해보자, 어느 쪽에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인가? 같은 수익이라면 조금이라도 낮은 리스크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즉 낮은 리스크가 더 가치 있다는 말로 바꿀 수 있다. 즉 분자가 같더라도 분모가 증가해 전체적인 수를 줄어든다. 따라서 미래 가치에 더 많이 비중을 두고 있는 기업일수록 가치의 변화가 크다. 끝이 무거운 봉을 잡고 흔들면 끝부분의 움직임이 끝부분이 가벼운 봉보다 더 커지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 기업은 무엇일까? 바로 성장주다.

 

실제로, 테슬라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성장주들이 조정을 받았다. 테슬라는 조금 예외로 쳐야할 것이, Nasdaq 100에 속해있어, 기계적으로 들어오는 수급의 양도 어마어마할 것이고, 성장주라고 하기에는 가지고 있는 자회사의 규모가 매우 크고, 우량하다. 2021년 1월에 찍었던 정점에서부터 최소 50%에서 최대 95%까지 하락을 받았다. 올해 3%까지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는 기조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내 블로그는 2년내 IPO 상장 기업, 스팩 합병 기업 즉, 이제 공개 자본시장에 막 접근한 회사 혹은 와디즈와 같은 비공개회사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을 주요 콘텐츠로 삼고 있다. 현재 이익이 나지 않는 회사가 대부분이고, 매출도 아직 저조한 회사가 많다. 뻔히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는 추세로 가고 있는 것을 아는데 굳이 사야 하는가? 내 대답은 이렇다. 그렇다 사야 한다!

 

<성장주를 사도 괜찮은 이유 1>

 

10년 물 금리 그래프에서 과거 현재 금리 수준과 비슷했던 곳을 체크한 그림이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나열하면, 2018년의 금리 상승기, 2019년 금리 하강기, 2013,2014년 테이퍼링 중단 시기, 금융 위기 당시 금리 하강기, 금융 위기 이후 제로 금리 시절이 비슷한 범주에 속한다. 

2006~22 미국 기준금리

시기 10년물 금리 방향 금리 수준 당시 이벤트
2009 하락 0.25 금융 위기
2010 반등 0.25 금융 위기 후 진정
2011 하락 0.25 유럽 금융 위기
2014 상승 0.25 테이퍼링
2018 상승 1.5 2.5%까지 금리인상
2019 하락 2.5 경제 상황으로
금리 인하 압박

2009~2014년까지는 고금리였던 시절에서 저금리로 하향 전환하는 시기로, 현재의 10년 물 금리의 전후 상황과는 조금 다르다. 반면 2018~2019년은 대대적인 저금리 시절이 열린 후, 다시 금리 정상화를 목표하던 시절로, 현재와 가장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기준 금리 2.25%선에서 10년물 금리는 3%정도를 유지했고, 2018년에는 2%대의 금리를 내다보고 2.8% 수준의 10년물 금리를 보였다. 즉 현재 금리 수준과 유사하고 볼 수 있는데(미국 기준 2022/4/11), 바꿔 말하면 지금의 10년물 금리 수준은 기준금리 2%대를 이미 반영하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즉 성장주들의 밸류에이션도 2%의 기준 금리를 반영한 수준을 의미한다. 장기적으로 연준이 목표하고 있는 기준 금리 수준이 2%라는 것을 점도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적어도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가치 평가 기준의 범위에 들어가 있다.

E73: Late-stage VC markdowns and mistakes, market strategy, Ukraine/Russia update with Brad Gerstner - YouTube

 

내가 자주 보는 유튜브 투자왕 김단테 채널에서 참고한 올인팟캐스트의 자료를 보면 현재 매출 대비 기업 가치 배수 즉 최근 12개월 매출로 순수 기업 가치를 나눈 값이 14년 이래 평균치로 회귀하고 있다. 현재 7.9배를 넘어서 7배 수준까지 내려가고 있으며, 금리는 2.5%까지 올렸던 18~19년도에도 8배 위에서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 유동성으로 파티를 벌였던 20,21년의 과대 밸류에이션은 다 빠진 셈이다. 즉 바보처럼 고점에서 잡는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오히려 밸류에이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근래에서 가장 안전한 구간이다. 즉 성장을 위한 기다림이 의미를 갖는 구간이다.

좌: S&P500 PER, 우:S&P500 EPS

성장주뿐만 아니라 미 증시를 봐도 그렇게 고평가 되어있는 구간이라고 보기 힘들다. 현재 2022/4/11 기준 4400 정도로, 올해 예상 EPS(Yardeni research 추정 & 컨센서스) = 227(컨센서스)~240(Yardeni)로 계산하면, PER 18~19로, S&P500의 1880~2020 중간값이었던 14.88에서 25% 정도 높은 상태로, 기준금리 5~7%였던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고려하면 2020~21년 PER이 23에 이르던 고평가 구간은 어느 정도 벗어난 것 같다. 18~19년도에 16~17 사이였음을 감안하면 증시가 경제 예상에 비해 1년 정도(2023년의 이익으로 계산하면 현재 PER 16~17) 앞서있는 느낌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조금 주춤하더라고 경제가 아예 꺾이지 않는다면 늦어도 내년부터는 주가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다. S&P500은 중소형 성장주에 비해 조정을 늦게 받은 편이다. 중소형 성장주의 경우 더 많이 오르기는 했었지만 2021년 3월부터 계속 흘러내렸기 때문이다.

<성장주를 사도 괜찮을 이유 2>

미국의 역대 기준 금리를 보면 1980년대 인플레이션 파이터 폴 볼커 의장 퇴임 이후로, 그린스펀, 버냉키, 파월을 거치면서 꾸준히 금리를 내리는 기조를 보였고, 정부부채와, 민간 부채는 낮아진 금리 수준에 따라 꾸준히 상승해, 경제의 팽창을 불러왔고, 낮은 물가와 함께 경제의 황금기를 구가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역대 미국 기준 금리(1960~)

낮은 금리에 부담 없는 부채는 종종 경기과열을 낳지만 꾸준한 경제 성장에 좋은 연료가 되었다. 또한 경제 위기가 올 때마다, 유동성을 풀어 경제에 돈줄을 막히지 않게 함으로써 큰 반작용을 피해왔다. 그로 인해 공공부채는 GDP 대비해서 기준금리가 20%가 넘었던 1980년대 30%중반의 부채비율에서 현재 120%까지 상승한 상태이다. 상대적 수치도 이런데 GDP 상승을 감안하면 절대적인 부채의 증가는 압도적이다. 머리가 너무나 커진 상황에서 기준 금리를 올리는 것은 큰 리스크를 수반하지만 그 큰 리스크에 상응하는 대가는 얻기 힘든 상황이다. 하이퍼 인플레이션 수준의 물가 상승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10%이상), 2~3%의 기준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 본다. 따라서 성장주들의 가치가 격하게 깎아내려지는 시기는 거의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총생산 대비 공공부채(%)

만약, 큰 인플레이션이 덮친다고 가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럼 미국 연준은 기준 금리를 급하게 올려, 미래 수요를 잡으려고 시도할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경제는? 금리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것은 부채인데 어떨까?

미국 총생산 대비 미국 가계 부채(%)

미국 GDP대비 가계 부채를 보면, 2007년까지 이어진 미국 부동산 버블에 급격하게 높아진 주택 담보 대출로 100%가 넘는 가계 부채가 쌓였었지만,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고, 경기 침체로 이어지면서 뼈아픈 디레버리징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 결과 현재는 20년래 가장 낮은 가계 부채율을 기록하고 있어, 위기에도 어느 정도 탄탄한 탄력성을 갖추고 있다고 봐도 뵐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떨까?

비금융 기업들의 시장가치(자본)대비 부채율(%)

미국 역사상 거의 가장 낮은 부채를 보이고 있다. 물론 주식 시장이 급락해 시장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면 부채율이 순간적으로 상승할 위험이 있지만(회색 불황 구간에서 피크를 찍는 것도 그와 같다), 미국 주식 시장 70년간 가장 건전한 부채 관리를 보여주고 있다. 기준 금리를 올리더라도 디레버리징 되어 있는 회사와 가계 부채는 견딜 여력이 남아있고, 이들이 견뎌준다면 수요가 꺾이더라도 금방 탄력성 있게 회복할 체력이 비축되어 있는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성장주를 사도 괜찮을 이유 3>

현재 증시를 위험한 이유로 보는 이유 중 하나는, 보통 미국채 10년 물과 2년 물의 금리 스프레드(=차이)가 줄어들고 있었고, 심지어 잠깐 역전해서 마이너스로 내려가기도 했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 역사상 10번의 금리 역전이 있었는데, 경악스럽게도 그중 9번의 경기 침체를 겪어야 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참고하는 지표이기도 하고, 이 정도로 높은 정확도를 보이는 지표는 다시 찾기 어려울 정도이다. 보통 경제에서 지표라는 것은 경제 상황마다, 상대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이 달라지기에 일반적으로 절대적 지표라는 것은 없다고 봐도 무방한데, 그에 근접하는 것이 금리 스프레드이다.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스프레드

회색 부분이 경기 침체를 표시해놓은 것인데, 여지없이 경기 침체가 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코로나는 예측할 수 없는 돌발적인 외부 악재였음에도 금리 역전 현상이 미리 발견되었고, 어김없이 경제 불황을 겪어, 이 수치의 예측력에 공포를 떨게 한다. 그러나, 이 지표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보통의 금리 역전 현상의 경우, 경제 예상이 나빠짐에 따라 10년 물 국채의 금리가 꺾여서 2년 물 국채의 금리보다 내려가 역전이 발생하는 경우가 경기 침체가 수반되는 패턴이었다. 즉 장기적인 경제 전망의 자신이 꺾여서 2년 물이 추월하는 것이 아닌, 10년 물의 금리가 자체적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후 사정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10년 물이 꺾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의 스프레드

10년 물에 비해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국채 2년물의 경우 금리 인상 기조에 곧바로 반응해 올라가게 된다(2년 뒤의 경제 상황을 반영하기 때문).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빠른 속도로 금리 상승 기조를 나타낸 연준의 스탠스에 2년물은 10년물 금리의 상승속도를 제쳤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10년물은 장기적 금리 상황도 반영하기 때문에, 2년물 만큼 빠르게 올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실제로는 장기 경제 전망이 완전히 꺾인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프레드는 그렇게 보인 것이다. 그래서 10년물 3개월 물의 금리 스프레드를 보면, 점점 커지고 있다. 10년물 3개월물의 금리 스프레드도 100%의 확률도 경제 불황을 예측하는 무시무시한 녀석인데, 현재 수치를 보면 매우 건강하다. 꾸준히 상승 중이다. 따라서 나는 짧은 기간 높은 금리인상 기조로 생겨난 순간적인 금리 역전이라고 생각해, 경제 주체가 경제 전망을 나쁘게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성장주를 사도 괜찮을 이유 4>

마지막 이유는 근본적인 문제, 바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유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인플레이션이 1980년대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술의 혁신이 비용을 낮추고, 문제를 해결하리라 생각한다.

전년대비 CPI 변화량(%) : 우리가 흔히말하는 인플레이션률이다

 

CPI 변화량을 보면 확실히, 40년래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할 만큼, 위험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통해,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더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 여전히 계속되는 코로나로 인한 공장 가동의 문제, 운송의 문제도 같은 이치이다. 또한 세계화에서 탈피한 리쇼어링 정책(생산 시설을 자국 내에 두는 것)을 통해, 생산 코스트 증가의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임금 상승과 더불어 영구적인 물가 상승 기조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하는 곳도 적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 일시적인 부분이 많고, 구조적 문제인 리쇼어링, 임금 상승의 경우, 상당히 지속될 위험이 존재하지만, 결국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달려드는 기업이 있다. 불필요한 무역 서류 결재를 해결하기 위한 Triterras, 물건 제조를 아예 맡겨서, 무인으로 파츠를 생산하고, 배달해주는 Xometry, 집 중계인의 필요를 줄이고, 쾌적하고 저렴하게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Opendoor, 기존 금융의 신용평가 FICO가 놓치는 부분을 AI가 캐치해 더 적절한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Upstart 등의 수많은 회사들이 존재한다. 노트북은 오히려 30년 전보다 저렴해졌고, 성능은 말도 안 되게 진화했다. 우리는 월 4990원만 내고 쿠팡에서 무제한으로 새벽 배송을 시킬 수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 기계 부품은 3D 프린팅을 맡기고, 대중교통 시스템을 구축하기 힘든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는 AI를 이용한 교통수단을 만드는 Swvl 같은 기업도 존재한다. 기술의 혁신은 아예 다른 차원의 생산 비용을 실현시키고, AI는 인간의 작업 효율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충실한 비서가 되어 개개인의 생산성은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산재해 있는 문제들은 근본적인 고착화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전쟁이 끝나고 코로나가 풍토병이 되면 사람들의 삶은 원래대로 돌아가고, 당분간 고통스러울지라도 인플레이션은 제어될 수 있다.

 

 

<결론>

  • 성장주도, 전체적인 주식 시장도 고평가 국면을 지났고, 정상화되었다.
  • 금리가 올라도, 역대급으로 낮은 가계 부채와 건전한 기업 재무는 높은 회복 탄력성을 보일 것이다.
  • 국채 10-2년 금리 스프레드만으로는 경기 침체를 예상할 수 없다.
  • 인플레이션은 구조적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니 너무 큰 걱정 말고, 기업의 미래에 집중해, 투자를 결정하자! 완벽한 때는 존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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